세계 공예 문화의 향연인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다음 달 25일까지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옛 연초제조창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공예비엔날레는 ‘HANDS+확장과 공존’을 주제로 45개국 작가 2000여명의 작품 7500여점을 선보인다. 1999년 시작해 격년제로 열리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공예와 디자인 분야를 모두 다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엔날레로 꼽힌다.

과거 담배공장으로 사용됐던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이번 공예비엔날레의 메인 행사장이자 거대 조형작품으로 탈바꿈했다. 85만 청주의 꿈이라는 이름의 CD 프로젝트를 통해 옛 연초제조창 외벽 3면이 폐 CD로 장식됐다. 크기만 해도 가로 180m, 세로 30m에 달한다. 이 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무려 CD 48만9440장이 사용됐다. 이 작품은 세계 기네스북 CD활용 최대 설치물 분야에 등재됐다.

기획전 ‘잇고 또 더하라’는 전통에서부터 현대까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모해 온 공예의 제작과정에 주목한다. 공예와 신기술의 만남, 전통과 현대를 넘어 공예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손과 공예라는 관계를 제작 과정의 맥락에서 조명한다. 도구, 유산, 확장, 공존의 주제로 500여점이 전시됐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영국, 미국 등에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12개국 46팀의 작가와 단체가 참여했다.

이인화 작가의 ‘감정의 기억’은 제9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이 작품은 도자의 재료적 한계를 넘어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을 포함한 입상작 109점은 전시장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알랭드 보통은 공예특별전 기획자로 참여했다. 한국의 창작자 15팀과 8개월에 걸쳐 준비한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공예의 심리적 효용과 의미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다. 작품들은 자연, 우아함, 강인함, 희망, 성숙, 사랑 등 15가지의 주제로 표현했다. 창작자들의 작품과 알랭드 보통의 짧은 주제 글은 인상적이다. 알랭드 보통은 오는 10월 10일 청주대 다목적체육관에서 특별강연을 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창작과정 뒷이야기를 포함, 공예와 함께하는 행복한 삶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 특별전도 마련됐다. 3층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백남준의 유작 ‘거북’이 거대한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166대의 모니터를 연결한 길이 10m의 비디오 작품으로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18년간 백남준과 함께 일했던 라파엘 셜리와 3명의 한국 전문가가 거북을 설치하는데 참여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심어주는 교육콘텐츠 키즈비엔날레는 전시, 교육, 체험, 공연, 문화 이벤트와 공예를 놀이로 즐기는 공간이다. 특별 프로젝트 존에서는 중국 전통 공예 작품과 미디어테크놀로지 융합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23일 “이번 비엔날레는 시민 참여·체험 행사를 대폭 늘려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하고 즐기는 축제의 장”이라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 국민일보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