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외곽을 순환하는 도시철도 2호선의 노선·건설 방식이 14년 가까운 해묵은 논란 끝에 최종 결정됐다.
광주시는 “2002년 기본계획이 승인·고시된 도시철도 2호선을 2018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총 41.9㎞ 구간 가운데 28.2㎞는 기존 지하방식이다. 9.5㎞는 토피(土皮)를 1m 정도만 쌓고 상층 슬레브를 지상에 노출하는 지하박스형으로, 4.2㎞는 예산절감을 위해 노면에 건설한다. 전체 44곳의 정거장과 2곳의 1호선 환승역을 갖춘 2호선이 지하+지하박스 37.7㎞에 노면 4.2㎞의 혼합 형태로 건설되는 셈이다.
2호선에는 공사기간 7년여 동안 총 사업비 2조1675억원이 투입된다.
광주시는 민선 5기에 이어 2014년 7월 출범한 민선6기에도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도시철도 건설여부를 둘러싼 찬반논란을 겪었다. 지난해 3월에는 95%까지 진행된 기본설계 용역까지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당초 원안에 가까운 방식으로 건설키로 우여곡절 끝에 합의해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날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 2호선이 지하 구간과 노면, 반 지하와 유사한 ‘지하 박스형’이 혼합된 ‘원안 중심형’으로 건설된다”고 밝혔다.
시는 민선 5기 때 확정한 저심도 경전철 방식이 하천이나 하수도, 통신선 등 지하 매설물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돼 안전사고 위험성이 제기되자 지하 굴착 깊이를 평균 2.5m에서 4.3m로 변경하고 사업비를 재산정했다. 그러나 예상 사업비가 당초 기준사업비 2조70억원을 3560억원 초과한 2조3630억원에 달하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거쳐야할 상황이 되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결국 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피하기 위해 10% 이내 증액 범위에서 건설방식을 손질한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원안(지하) 중심형과 지하+노면 조합형, 노면 전차(트램), 모노레일 중심형(모노레일+노면), 원안 고수형 등 5가지 건설방식을 제시하고 그동안 각계의 여론을 수렴해왔다.
시는 결국 3개월여의 장고 끝에 당초 기준사업비 2조70억원에 비해 1605억원(7.9%) 증가한 금액으로 ‘원안 중심형’을 최종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윤 시장은 “지하 매설물이 없는 9.5㎞구간을 지하 1m 깊이로 건설해 925억원을 절감하는 등 모두 1955억원의 사업비를 줄였다”며 “예비타당성 재조사 과정 없이 임기 내에 무난히 착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민·환경 단체들은 “10년 넘도록 저심도 경전철과 지상고가, 지하형 등을 오락가락하던 2호선 건설 방식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광주의 백년대계를 위한 합리적 건설 방식인지 철저히 검증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글·사진 장선욱 기자 - 국민일보 인용

윤장현 광주시장이 2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계획을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