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졌다.
프로바둑 9단 이세돌(33)은 9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의 1국에서 186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이세돌은 흑, 알파고는 백을 잡았다. 이세돌은 19초를 고민하고 바둑판 우상귀 오른쪽 소목으로 첫 수를 뒀다. 알파고는 1분30초를 고민하고 좌상귀 화점을 첫 수로 선택했다.
알파고는 이세돌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면서 강하게 압박했다. 대국 중반 몇 차례 악수를 두면서 이세돌의 기세에 눌리는 듯 했지만 분위기는 결국 뒤집어지지 않았다.
알파고에게 이세돌은 지금까지 대국한 사람 중 최강이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 판 후이 2단을 5전 전승으로 가볍게 제압했지만 이세돌과의 대국에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다.
이세돌은 인공지능의 도전에 대적하는 인간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존재였다. 3시간을 넘긴 대국에서 186수 만에 포기하고 알파고에 무릎을 꿇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2국은 오는 10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5국에서 먼저 3승을 거둔 쪽이 승리한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2억원)다. 한 쪽의 3전 전승으로 승부가 빠르게 가려져도 대국은 5국까지 진행된다.
김철오 기자 - 국민일보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