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등 창업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이번에는 최측근인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연루된 사조직 논란으로 쇄신 의지 공표 하루 만에 또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카카오의 내홍이 쉽게 수습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홍 대표가 회사 밖 특정 사조직에 참여하면서 해당 모임의 회원을 카카오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모임 회원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카카오 일감을 몰아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서 한 카카오 직원은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밀어 주는 사조직 양재하버드’라는 제목의 투서식 메모를 게시해 “대표가 데리고 온 특정인 일 처리를 보면 여기저기 욕먹고 수습하기 바쁘다. 어떻게 그런 인물을 팀장급(대외 이사)으로 뽑았는지 … 알고 보니 양재하버드라는 이상한 사조직에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내 시설은 회사 직원만 사용하는 게 원칙인데 홍 대표는 자연스럽게 이 사조직 모임을 회사에서 하고 있다”, “수십억 프로젝트를 이상한 업체에 맡겼는데 알고 보니 그 업체 대표 역시 사조직 출신”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외부인도 볼 수 있는 ‘토픽’ 게시판에 해당 글이 올라오자 직원만 볼 수 있는 회사 게시판에서는 이날까지 관련 글과 댓글 수십건이 잇달아 쏟아지며 홍 대표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직원은 “대표적으로 A라는 듣도 보도 못한 회사가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계약하고 투자받게 하는 데 양재하버드라는 사조직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적었다. 다른 일부 직원들은 카카오의 특정 인사를 거론하며 “사람 아무도 못 들어오는 올해 (홍 대표가) 친히 뽑은 실장 아니냐”고 비꼬았다. 또 다른 직원은 “사내 모 부서에 (홍 대표) 아들 절친을 직접 꽂았다는 소문도 있다”고 동조했다.
양재하버드는 홍 대표가 직접 만들거나 운영하는 모임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 다양한 업계의 관계자들이 매월 만나 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거나 특정 주제로 토론회를 하는 공부 모임이라는 설명이다.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인 ‘클럽하우스’에 개설된 양재하버드 클럽의 회원은 이날 현재 127명이다.
카카오 측은 “공정한 절차로 입사했다면 우수한 공부 모임 회원이라는 게 오히려 장점”이라면서 “제기된 논란에 근거가 있다면 감사 요청 등 정식 절차를 밟아 문제를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